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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URING BENTIU
2017활동보고서

외상 수술이 진행되는 곳

War in Gaza:: find out how we're respo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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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상 수술을 제공하는 곳

사람들이 주목하는 쟁점 지역, 그리고 사람들에게 잊혀진 전쟁의 현장

분쟁 지대의 민간인에게 있어 폭탄은 몇몇 개인을 넘어 수많은 가족과 공동체를 파괴시키는 장본인입니다. 시리아 라카(Raqqa) 포위에 대한 인도적 대응의 일환으로 국경없는의사회가 탈 아비야드 병원에서 외상 수술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첫 환자 중 한 명은 11살쯤 된 소녀였습니다. 소녀 가족이 학교에 피신해 있던 중 급조 폭발물이 터졌습니다. 심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소녀 곁에는 가족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36시간 만에 삼촌과 어머니가 소녀를 찾아왔습니다. 다른 형제 2명은 폭발 당시 부상을 입고 다른 시설로 옮겨졌습니다. 

프로젝트 실시 초반에는 분쟁으로 인한 급성 부상과 오래 방치된 부상을 몇 주 만에 처음 치료 받은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교통사고, 추락으로 인한 골절, 맹장염 등 여느 지역사회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수술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전투가 끝난 뒤 우리는 수술 대응 활동을 줄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라카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지역에 있던 폭발물을 모두 제거하기도 전에 돌아온 것입니다. 이후 매우 분주한 시기가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지원하던 병원이 그 지역 유일의 민간인 지원 시설이었기 때문에 병원은 이내 폭발 환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그런데 이때 들어온 부상자는 거의 젊은 남성들이었습니다. 가족들을 데려오기 전에 먼저 혼자 돌아와 집과 땅을 살펴보던 청년들은 그곳에 매립돼 있던 무기를 아슬아슬하게 피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역 공동체는 노동 연령 남성들과 가장들을 잃어버리는 또 다른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들이 원했던 것은 그저 집에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Tal Abyad Hospital
시리아 라카, 집에서 터진 유탄으로 상처를 입은 아동이 치료를 받고 있다. 
Eddy Van Wessel

시리아 북부에서 진행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대응 활동은 시리아 남부 프로젝트, 예멘, 이라크 프로젝트와 유사하게 폭발 부상, 고속 발사체로 인한 부상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분쟁 배후의 여러 당사자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대대적인 군사 자원을 쓰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원을 하려면 소생술, 중환자 관리, 화상 치료, 복잡한 복부, 혈관, 정형외과 부상 치료를 할 만한 전문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과 지원은 기술적 측면에 더해 많은 물류적 어려움도 따릅니다. 전투가 계속되는데 구급차도 없는 상태에서 파괴된 도로 위로 부상 환자를 곧장 병원까지 데려오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예멘 등지에 외상 안정화 지원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우선 환자들에게 응급 처치를 실시하고 부상 정도를 확인한 뒤 환자들을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실시하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런 나라들은 좋은 의료를 제공했던 과거 이력이 있고 살균, 각종 장비, 수술 후 치료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사항들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구축해 운영하려면 숙련된 현지인 직원들도 꼭 필요합니다.

대중에게는 중동 분쟁이 더 낯익을지 모르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세계 곳곳의 전쟁 속에서도 외상 수술을 제공합니다. 2017년 들어 전투가 늘어났던 남수단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비교적 작고 외진 지역에서 대규모 사상자의 상태를 분류했던 랑키엔 프로젝트에서부터, 완전한 외과 지원을 실시했던 벤티우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대응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남수단과 같은 곳에서 주로 나타나는 부상은 총상과 칼, 마체테(벌목 칼), 창에 찔린 부상입니다. 이를 통해 전쟁에서 다양한 무기가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상 형태가 덜 복잡하다고 해서 외상 수술의 원칙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조기에 실시하는 적극적인 소생술, 손상 통제 수술, 자주 부상 부위 씻어내기 등의 원칙은 늘 지켜야 합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은 상황이 너무 불안정해서 적절한 자원을 가지고 적시적소에서 활동하기가 까다롭습니다. 2017년 우리는 중아공 밤바리에 위치한 보건부 병원에서 새 외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폭력사태가 격화돼 외과 직원과 의료 장비 등 모든 자원을 철수시켜 중아공 내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던 대응 활동에 투입했습니다. 특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방기(Bangui)의 외상 프로그램으로 이송하기도 했습니다.

 

Bria Hospital

이렇게 사람들에게 잊혀진 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은 수십 년간 방치된 의료 시스템으로 고통받기도 합니다. 남수단이나 중아공 외진 지역에 응급 수술 프로그램을 여는 것은 중동의 기존 병원을 지원하는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각종 장비와 의약품, 생체의학 장치들을 전부 가져가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수술 천막까지 가져가야 합니다. 

현지인 직원은 외과 지원 능력을 확대하도록 돕는 큰 자산입니다. 우리는 수년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음웨소 보건부와 성공적으로 협력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훈련받은 헌신적인 콩고 의사들이 외과 활동 다수를 지원했고, 국제 활동가들은 직원 교육과 지도 • 감독을 담당했습니다.

폭력사태의 영향은 지역사회 곳곳으로 퍼져 나가기 때문에 외상의 여파를 치료하려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대응 활동이 필요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수술팀에는 외과의, 의사, 마취과의, 간호사 등 부상 환자를 직접 대하는 사람뿐 아니라 정신건강 담당자, 물리치료사, 로지스티션, 행정가도 있습니다. 또한 통역가도 팀의 일원입니다. 이들은 언어를 옮길 뿐 아니라 우리가 활동 지역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외상을 치료하는 외과의이자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우리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려고 늘 노력합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시리아 등의 국가와 더불어, 대중의 인식 밖에서 고통받는 중아공 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 모든 곳에서 폭력이 가정과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환자들, 동료들과 함께 느끼면서 조금이나마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 모하나 아미르타라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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